“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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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9–21장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장면 중 하나입니다. 한 레위 사람의 첩이 베냐민 지파의 불량배들에게 밤새 폭행당해 죽고, 레위인은 그녀의 시신을 열두 토막 내어 이스라엘 각 지파로 보냅니다. 충격은 곧 분노로 번졌고, 결국 이스라엘은 베냐민 지파를 거의 멸절시킬 정도로 피의 전쟁을 벌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에도 폭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살아남은 베냐민 남자들에게 아내를 구하기 위해 또 다른 악행이 자행됩니다. 실로에서 춤추던 여인들이 납치되고, 야베스 길르앗이 공격당해 처녀들이 강제로 끌려갑니다.
성경은 이 참혹한 비극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 하나님께서 왕 되심을 거부하고, 사람마다 자기 기준으로 선과 악을 판단했다는 선언입니다. 그 결과는 지옥이었습니다. 정의는 사라지고, 죄와 폭력은 멈추지 않고 번져 갔습니다.
오늘 우리의 시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라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습니다. 각자의 진리, 각자의 가치관이 난무하고, SNS에서는 자기 소견이 곧 법이 됩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보다 ‘내 느낌’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필립 얀시는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는 탄식을 통해, 하나님이 정말 안 계신다기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느슨해지고 먼 것처럼 느껴질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과 감정을 왕의 자리에 올려놓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을수록, 우리는 더욱 자기 소견을 붙들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또한 말합니다. 하나님이 멀게만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더 깊이 붙들라는 초대일 수 있다고요. “내 안에 하나님이 없는 것 같다”는 절망이, 오히려 “그래서 나는 더 간절히 하나님을 찾겠습니다”라는 고백으로 바뀔 때, 왕이 없던 자리에 다시 왕이 세워집니다.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을 때에만 주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왕으로 모실 때, 우리는 더 이상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아도 계시는 하나님, 느껴지지 않아도 약속으로 함께하시는 그분의 임재가 우리를 지키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를 새롭게 만듭니다.
“주여, 우리 시대에도 왕이 없어 보입니다. 제 마음과 생각의 왕좌에 다시 올라와 주옵소서. 내 소견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게 하옵소서.” 이 기도가 오늘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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