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옷을 만졌느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했습니다. “선생님, 무리가 밀치고 에워싸는데 누가 만졌는지 어찌 아십니까?”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스치고 지나갔을 테니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멈추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으셨습니다. “누가 내 옷을 만졌느냐?”
그 무리 속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열두 해 동안 혈루로 고통받으며 율법상 부정한 몸이 되어 살아야 했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옷자락만 만져도 낫겠다는 믿음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졌고 치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치료만 받고, 조용히 물러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내 옷을 만졌느냐?” 다시 물으십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그녀만은 알았습니다. 내가 만졌습니다. 심장이 뛰었습니다. 앞으로 나서면 열두 해의 수치와 비밀이 모두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예수님은 그 짧은 침묵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습니다. 들키지 않으려던 믿음이 마침내 고백이 되는 순간입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병은 이미 나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것으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녀가 원한 것은 피 그침이었지만, 주님이 주신 것은 수치와 은둔생활의 멈춤이었습니다. 그러한 삶에서 벗어나 ‘딸’이라 불리우며 하나님과 화목한 평안을 누리는 자리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가운데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 있습니다. 병 고침과 복을 원하고, 응답을 구하지만, 믿음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것은 부담스러워합니다. 개인적인 신앙으로만 간직하고, 응답만 받으면 조용히 물러서려 합니다. 그렇게 감춰진 믿음은 자라지 못하고, 주님과 누려야 할 깊은 평안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 각자에게 물으십니다. “누가 내 옷을 만졌느냐?” 감추려던 그 만남을 주님 앞에 정직하게 내놓고 고백하는 믿음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치료받은 확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원받은 평안을 온전히 누리며 평안히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나는 요즘 예수님께 무엇을 가장 간절히 구하고 있습니까? 그 소원을 구하면서도, 믿음의 고백이나 간증은 숨기려는 마음이 있지는 않습니까?
2.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는 말씀 앞에서, 나는 치료와 응답을 넘어 주님과 누리는 평안과 관계 회복을 진정으로 경험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응답만 받으면 다시 뒤로 물러서고 있습니까?
오늘의 성경 읽기는 누가복음 8-9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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