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앞에서 갈라지는 마음
예레미야 36장 내용은 예레미야가 쓴 두루마리 성경을 바룩이 읽자 고관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옷을 찢고 반응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야김 왕은 달랐습니다. 그는 말씀을 조금씩 칼로 잘라 화로에 던져 태워 버렸습니다. 같은 말씀인데, 어떤 이는 생명을 얻고 어떤 이는 거부로 응답합니다.
영화 '신의 악단'은 이 장면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보여 줍니다. 북한 보위부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만든 가짜 찬양단. 그들은 진짜처럼 보이려고 찬양을 부르고 성경을 읽고 기도합니다. 처음에는 완벽한 연기였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반복해서 읽고 찬양을 부르다 보니, 어느 순간 심령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가짜로 시작된 입술이 조금씩 진실한 고백으로 바뀌어 갑니다.
물론 모두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는 말씀 앞에서 마음이 녹지만, 어떤 이는 “이건 그저 작전일 뿐”이라며 끝까지 마음을 닫습니다. 오늘 우리도 비슷합니다. 매일 설교를 듣고 묵상하며 찬양을 듣지만, 그 말씀이 우리의 선택과 관계, 상처와 욕망까지 비추고 있습니까?
혹 우리는 내게 편한 말씀만 골라 듣고 있지는 않을까요? 바쁘다는 이유로 말씀을 미루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씀 앞에서는 “그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외면합니다. 익숙한 신앙의 언어를 말하면서도 심령은 굳어 있을 수 있습니다. 여호야김의 마음은 결코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있습니다. 신의 악단의 인물들처럼, 처음부터 진심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말씀을 계속 읽고, 찬양을 계속 부르며 그 앞에 머물다 보면 하나님은 굳은 마음에도 틈을 내십니다. 사람은 말씀을 거절할 수 있지만, 말씀 자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불타 버린 두루마리도 다시 기록되었고, 오히려 더 많은 말씀이 더해졌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말씀 앞에서 변명하지 않고 정직하게 반응하는 부드러운 심령입니다. “주님, 제 마음이 바쁘고 굳어 있다면 녹여 주소서.익숙함 속에 숨지 않게 하시고, 두려움과 순종으로 응답하는 마음을 주소서.”
같은 말씀이 어떤 이에게는 생명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소음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말씀 앞에 서 있는지 조용히 돌아봅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나는 말씀을 들을 때, 나를 위로하고 인정해 주는 부분만 붙들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특별히 순종해야 할 불편한 말씀은 무엇인가?
2. 내 마음이 굳어 있거나 무뎌진 영역은 어디인가? 그곳에 하나님의 말씀이 다시 살아 움직이도록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말씀 앞에 머물러야 할까?
오늘의 성경 읽기는 예레미야 34-36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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